[스크랩] 여명으로 빚은 빛 여명으로 빚은 빛 늘봉 한문용 언제나 그렇듯이 그제 어제 오늘도 빈 가슴으로 떠올라 당신은 대지를 고루 비추십니다. 눈 덮인 마을에 하늘을 꿰고 선 바위섬에 말없이 우뚝 솟은 장엄한 산자락에 끝없이 펼쳐진 가없는 바다에서 바다까지 더도 덜도 하지 않게 여명으로 빚은 찬란한 빛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4.02.27
[스크랩] 입춘 입춘 늘봉 한문용 곶자왈 속에 숨은 입춘이 눈 쌓인 동백 숲 가랑이 사이로 나무이끼 밑에서 쫄쫄 흐르는 샘물 축이며 만개한 꽃다지의 숨소리 듣고 봄을 삶아내기에 바쁘다. 에는 바람에 알몸 다 내어준 갈대 제 살갗 비벼대며 엄동설한 녹이면 입춘 안에서 잠자던 봄이 기어이 일어나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4.02.27
[스크랩] 설날 설날 늘봉 한문용 갈대처럼 여린 손이 내 품 안으로 와락 안겨 오는 기쁨 천진한 웃음 뱉어내며 초롱초롱 쏟아내는 티 없는 눈망울 조막손만한 내 아이들이 햇빛 그득 담은 반짝이는 자갈돌처럼 홰치며 왔다. 턱 밑 까칠한 수염 때문에 따끔거린 보송보송한 볼 저만치 달아나다 다시 내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4.02.27
[스크랩] 짤짤이처럼 짤짤이처럼 / 늘봉 한문용 마음 둘 곳 없어 짧은 하루를 엉덩이짝 깔고 앉아 이리 저리 뒤척이다 *매암돌기를 반복하고 *푸서리 같은 서리 품은 가슴에 해가 기울면 *허정대던 하루가 속절없이 감을 기뻐하고 동네방네 휘젓는 *짤짤이처럼 웃음이 얼굴 안에 숨고 슬픔을 가슴 안에 묻어 세..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4.02.27
[스크랩] 여명 여명 / 늘봉 한문용 어둠이 걷히고 낮게 드리운 해무가 열린 내 바다 위에서 솟는 햇빛에 하얗게 깬 수잠 한겨울 에는 냉기에 청둥오리가 꺼이꺼이 울음을 토해내듯 야윈 어깨 흐느끼며 고요의 노래 타고 차마 이 밤 지나 왔거늘 백설이 찬란한 이아침 피붙이보다 아끼는 이들을 다 내어..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4.02.27
[스크랩] 산마루에서 산마루에서 / 늘봉 한문용 구름이 산마루에 닿는 곳 듬성듬성 초록빛 그리움 피어날 때면 설중 수선화가 하품하며 깨어나는 계절 간밤에 내린 눈을 향기로 적시고 고고함의 젖줄로 한줄기 바람에 세상 밖에서 홀로 푸르구나! 달빛이 산마루에서 저녁놀을 삼키면 쏟아지는 별들은 동지섣..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4.02.27
[스크랩] 종소리 종소리 /늘봉 한문용 희끗 눈을 흘기니 산기슭에서 눈꽃비 내려 묘한 신비를 더하고 수평선 너머 가물가물 들리는 고요소리 하늘 품은 공간에서 하염없이 여울져 흐른다. 천상의 화음 날아오를 것 같은 미증유의 세계 화다닥 눈자리 박차고 아무도 내딛지 않은 하얀 거리를 걷는다. 그윽..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4.02.27
[스크랩] 첫눈이 내리는 까닭 첫눈이 내리는 까닭 /늘봉 한문용 언제나 젖어 있는 내 가슴이기를 소원하는 훈훈한 사람들이 있어 첫눈은 내립니다. 언제나 가슴 아린 그리움에 애태우는 절절한 사람들이 있어 첫눈은 내립니다. 언제나 오로지 밝은 세상이기만을 꿈꾸는 순결한 사람들이 있어 첫눈은 내립니다. 언제나..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4.02.27
[스크랩] 훗날 훗날 / 詩 한문용 텃밭에 고운 상추처럼 하늘에 두 팔 벌리면 싱그러움이 더하고 내 삶의 흔적에서 만은 동녘에 떠오르는 아침 해를 결코 지울 수 없는 소박한 바람 하나로 살았다 하고 싶고 내 글에 샘이 줄줄 흐르고 점멸하는 별 가운데에서도 끝내 사그라들지 않을 영혼의 빛이 소복이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4.02.27
[스크랩] 입동 입동(1) 늘봉 / 한문용 귀뚜라미 소리가 끊겼다. 신작로 옆집 감나무에 달랑 달린 감 한 방울이 몹시 위태롭다. 날 저문 하늘 저녁 빛은 탐스러운데 벗은 나무가 헐거운 제 몸보다 하늘보고 웃는다. 달이 고개 숙인 마을을 서성거리다 뜰 앞을 가로등 옆에 내린다. 바람이 휭 불때마다 기댈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