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봉· 한문용 詩人님

[스크랩] 설날

° 키키 ♤ 2014. 2. 27. 10:54

 

      설날 늘봉 한문용 갈대처럼 여린 손이 내 품 안으로 와락 안겨 오는 기쁨 천진한 웃음 뱉어내며 초롱초롱 쏟아내는 티 없는 눈망울 조막손만한 내 아이들이 햇빛 그득 담은 반짝이는 자갈돌처럼 홰치며 왔다. 턱 밑 까칠한 수염 때문에 따끔거린 보송보송한 볼 저만치 달아나다 다시 내 품안에 안길 때면 빌붙은 겨우살이처럼 해묵은 삶의 부스러기 오그라든 현실의 흔적까지도 오늘만큼은 간데 온데 없다. 가쁜 숨 몰아쉬며 살아온 날들 머리가 희끗해져도 세속에 물들지 않은 내 작은 손보며 비로소 부스스 눈을 뜬 행복 재잘거리는 내 아이들 있어 헤진 아린 시간들을 꿰맬 수 있으니 내가 살아 있다는 거다. 벗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행복하셔요. 2014.1.29
출처 : 서우봉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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