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당신을 사랑하다 당신을 사랑하다 당신의 심연엔 소담한 사랑 한 채가 정결하게 가꾸어져 있습니다. 당신의 눈동자엔 심해의 맑음이 잔잔하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당신의 가슴은 타오르는 정염에 제 가슴을 내어드리겠습니다. 달려가고 싶습니다. 당신의 발치까지 만이라도. 두근거리는 설렘 열..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1.11.10
[스크랩] 시월의 하늘 시월의 하늘/늘봉 한문용 키다리 억새 하얀 손 내밀어 당찬 시월의 하늘을 그리움으로 물들이고 감나무 고운 빛깔에 염치없이 부서져 내리더니 샛노란 은행잎이 너스레를 다 떤다. 가을 햇살이 소슬한 바람에 사락사락 알몸으로 제 몸 벗고 무너지니 아마도 시인의 시월의 하늘을..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1.11.10
[스크랩] 아! 갈매못 아 ! 갈매못 잔잔한 바다여 아름다운 갈매못이여 오 ! 거룩한 땅이여 피의 순결함이여 사랑의 고귀함이여 그대는 병인년 그 암흑을 기억하는가. 작두의 서슬도 순교를 막지는 못하였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생명을 얻는 날 구원을 주신 당신 앞에 정성되이 바치나이다. 죽음으로 얻..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1.11.10
[스크랩] 입동 입동(2) 언제부터인지 잦아든 풀벌레소리 전신주에 가장자리에 흔적만 남아 있는 까치밥 바람소리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신작로 모퉁이에 장승처럼 선 나뭇가지 끝자락 빛바랜 활엽수 한 잎 위태롭게 아슬아슬 달려 있다. 그러고 보니 가을 들녘도 텅 비었다. 씨앗을 날린 줄도 모르..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1.11.01
[스크랩] 신작로 앞 창가에서 신작로 앞 창가에서 늘봉 한문용 휙휙 달아나는 차들 찌이익 찢어지는 마찰음이 성긴 그리움 고요의 벽 허물고 사랑하고 싶은 밤에 밤새 듣기 싫은 소릴 지른다. 뿌연 먼지가 다닥다닥 돌아 붙은 창문에 지친 가슴도 같이 엉켜 붙어 있다. 전신주의 노란 가로등이 두툼한 외로움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1.11.01
[스크랩] 명상은 명상은 단풍잎을 책갈피에 끼워 둘 때 늘 찢길 것만 같은 두근거림이 조바심으로 피어나는 인고의 아픔을 치유하는 처방전입니다. 명상은 마음 구석에 다닥다닥 붙어 있어 외로움에 지친 성긴 가슴을 고요의 얼로 빚어 만든 생기 돋우는 젖줄입니다. 명상은 내 오관 안에 가을빛 속으로 곱게 갈무리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1.10.27
[스크랩] 내 안의 작은 빛 > 내 안의 작은 빛 회색빛 하늘에서 가을은 빨갛게 익었습니다. 내 언저리에 주름살은 없노라고 내 뜰엔 빛바랜 단풍잎은 없노라고 내 삶엔 회안은 없노라고 그것은 거짓이 만든 가색(假色)이었습니다. 이젠 다 성숙해진 세월에 선잠에서 깨어나 겸손의 고개를 숙이겠습니다. 마음의 벽을 허물고 가..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1.10.25
[스크랩] 가을과 겨울 사이 가을과 겨울 사이 / 詩 한문용 日出로 곱게 세수한 높은오름에 첫서리 내렸다고 합디다. 푸르렀던 숲도 날갯죽지 잘렸다네요. 흘끗 숨죽이며 잎 찾던 노루도 다래 쪼던 까치도 이젠 보이지 않습니다. 텅 빈 산자락에 농익은 가을 한기 뿜으며 내려앉은 겨울 싹틔울 눈의 동심은 숨어 있는데 이 여명에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1.10.25
[스크랩] 용서하소서 용서하소서. / 늘봉 한문용 삶의 일상에 정신없이 당신을 잊고 방황하다 피로에 지치고 생활이 곤할 때 갈증의 샘을 찾고 외롭고 쓸쓸함으로 답답할 때야 비로소 사랑의 닻을 찾는 철없고, 무지하고, 믿음 부족한 저를 용서하소서. 이제야 갈보리산 가파른 언덕길 생각합니다. 수난의 십자가를 생각합..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1.10.21
[스크랩] 돌아보면 돌아보면 늘봉 한문용 삶의 흔적 그 잔상을 그려낼 순 있어도 지우지 못하도록 겹겹이 쌓아 온 인생 돌아보면 겨우 반나절 뿐 인 것을 삼천갑자 동방석이처럼 구르다 보면 오래 살 수 있을까! 숨 쉬고 더운 가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나팔꽃의 애환과 하늘만 멀뚱멀뚱 쳐..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1.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