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봉· 한문용 詩人님

[스크랩] 입동

° 키키 ♤ 2011. 11. 1. 00:36

  
입동(2) 
언제부터인지
잦아든 풀벌레소리
전신주에 가장자리에
흔적만 남아 있는 까치밥 바람소리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신작로 모퉁이에
장승처럼 선 나뭇가지 끝자락
빛바랜 활엽수 한 잎 
위태롭게 아슬아슬 달려 있다.
그러고 보니
가을 들녘도 텅 비었다.
씨앗을 날린 줄도 모르는 억새꽃이
꽃대만 하늘거린다.
먹구름이 궂은비로 쏟아지기 전에
서리가 차창에 내려앉기 전에
사랑 한 올 남기고
내 마음을 다 비워야겠다. 
2011.10.28  
늘봉 한문용

 

출처 : 서우봉 노래
글쓴이 : 늘봉 원글보기
메모 :

'늘봉· 한문용 詩人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시월의 하늘  (0) 2011.11.10
[스크랩] 아! 갈매못  (0) 2011.11.10
[스크랩] 신작로 앞 창가에서  (0) 2011.11.01
[스크랩] 명상은  (0) 2011.10.27
[스크랩] 내 안의 작은 빛  (0) 2011.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