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봉· 한문용 詩人님

[스크랩] 시월의 하늘

° 키키 ♤ 2011. 11. 10. 00:25

시월의 하늘/늘봉 한문용
키다리 억새 하얀 손 내밀어
당찬 시월의 하늘을
그리움으로 물들이고
감나무 고운 빛깔에
염치없이 부서져 내리더니
샛노란 은행잎이 너스레를 다 떤다.
가을 햇살이 소슬한 바람에
사락사락 알몸으로 제 몸 벗고 무너지니
아마도 시인의 시월의 하늘을
잘못 건드렸나 보다.
별꽃들이 향연
사랑의 속삭임이
시월의 하늘에서 숨죽인 바람 사이
상처 깊은 단풍잎 힘겨운 바스락거림이
아픔 되어 다가온다.
이제 
마음 다 털어놓은 줄 알았더니
아직도 시월의 하늘은 
설익은 시린 내 가슴이다.

 
출처 : 서우봉 노래
글쓴이 : 늘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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