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3월의 끝자락에서서 3월의 끝자락에 서서 /늘봉 한문용 구름도 나들이 간 오늘 누리를 평안으로 잠재우던 내 봄바람 잔인한 여운만 남긴 채 봄 등성이를 타고 낮은 언덕 아래로 이제야 오셨습니다. 어디서 오셨는지 빛이기를 싫어했던 허우적거리던 3월 차디찬 기운 밀어내면서 대지를 고운 빛으로 단장하고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2.07.03
[스크랩] 쪽방 아까시 눈물 늘봉 한문용 향기에 취해 오월의 둑을 거닐다 흩날리는 눈밭 위로 진주를 꿴 구슬이 조롱이며 달려있다. 내버려 두어도 질긴 생명줄이어 뽀송한 보조개 팬 채 내민 고혹의 얼굴 젊음으로 덧난 생채기는 세월의 소진함에 쪼그라들고 성근 그리움에 눈사태로 덮친 사랑의 숨소..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2.07.03
[스크랩] 텃밭 텃밭 늘봉 한문용 분도 형님 텃밭엔 늘 복스러운 냄새가 난다. 한 눈에 뵈는 소박한 텃밭 갈고 일구고 거름으로 덧칠하니 윤기가 철철 흐른다. 내 켠 한군데 달라고 졸랐다. 후덕하신 분 웃음 띤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신다. 궂은 바람으로 망쳤던 대추 토마토 농사 올 핸 잘 건사할 테다.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2.07.03
[스크랩] 향연의 조각들 향연의 조각들 늘봉 한문용 휘잉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널브러진 고독을 동이 째 쓸어 담은 남촌 바람에 울컥 치솟는 그리움 견디지 못해 몸 뒤척이다 무너지는 목소리가 들릴 때만 여자인 그녀 불꽃 내려 앉아 태우는 사랑의 향연 황홀한 연무로 설친 선잠에도 씨앗 여문다. 잠간 새 공..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2.07.03
[스크랩] 숨비소리 숨비소리 / 늘봉 한문용 망각의 껍질들을 한 겹 두 겹 들추니 부끄러운 회환에 가증스러운 운명의 시간을 허문 아린 눈물을 흘렸음에도 간밤 바람으로 여문 숨비소리는 어둠과 동침한 질펀한 정사에 사람이 가려진 삶의 모습을 추잡스러운 너스레로 감추고 이파리 없는 목련의 노래를 부..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2.07.03
[스크랩] 노을 노을 늘봉 한문용 불을 지폈으되 내 안에 타는 시향의 열정처럼 연기가 날 까닭이 없고 그을림도 없어 퇴색되지 않으니 두 손으로 꼬옥 가려 웃는 연지곤지 찍은 앵두 입술에 하루를 곱게 빗질 하고서 소복입고 잠을 청하는 색시. 수줍어 부끄러워 숨바꼭질로 달음질치고 차마 떨어지기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2.07.03
[스크랩] 꿈틀대는 그리움 꿈틀대는 그리움 늘봉 한문용 그대를 사랑함은 솔바람 일렁이는 소슬함이요 은빛으로 부서지는 파도의 노래요 연못 위에 그려놓은 연꽃의 어울림 그 작은 소리이니 설렘 있어 고운사랑 기다림 있어 부풀고 미워서 아픈 사랑 슬픔으로 감미로워 들녘에 연기처럼 피어오르고 여명의 홍시..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2.07.03
[스크랩] 고목 고목 늘봉 한문용 그만이 안다. 햇볕에 그을리고 바람에 휘진 허리를 펼 순 없어도 끝없는 물의 순환 그 숱한 세월의 흔적들을 묵묵히 굽어보며 아픈 기억은 먼 바다 속에 자맥질함으로 편안하고 물려주어도 좋을 사랑의 기억들은 그 안에 뿌리박기를 소원했다. 의연함으로 숱한 세월 견..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2.07.03
[스크랩] 4월의 노래 4월의 노래 늘봉 한문용 마른 풀 섶 훈풍의 간지럼 참지 못해 삐죽이 내민 어린 싹 꿈틀대는 4월의 생명이 되었다. 훨씬 낮아진 햇빛에 창공을 가르는 푸른 날개가 되었다. 4월의 향기가 샘의 골짜기를 타고 흐르고 땅의 밀어로 핀 민들레 꽃잎에서 살랑거리는 물결에서 익어 내리다 나풀..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2.07.03
[스크랩] 민들레 민들레 늘봉 한문용 잎은 날개깃 노란 민들레꽃을 아십니까? 여인의 넋 노랑저고리를 입고서 봄빛 되어 오셨습니다. 두상(頭狀)의 꽃차례 납작한 수과(瘦果)열매가 다시 살아남을 사랑의 신 보듬어 갓털(冠毛) 되어 날리니 종족 보전 앓는 가슴 뼈 깎는 아픈 여정을 아십니까? 이슬 받아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2.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