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오늘같이 좋은 날 오늘같이 좋은 날 뜰에 잠시 나가보면 잎샘하는 아침 이슬이 계곡에 여울져 흐르는 물이 고운햇살 돋운다. 산모롱이에서는 낙엽 바람 실어오고 형체 없는 파도소리가 서우해변의 아침을 연다. 보조개 얼굴 내밀며 가을을 움켜쥔 국화꽃 봉오리에 사랑이 숨을 쉰다. 위태롭게 매달려도 연..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내 가을빛 내 가을빛 / 늘봉 한문용 수평선에서 보다 훨씬 먼 곳에서 부터 달려온 마음 사린 바람이 손잡고 달려온 햇볕에 부서져 은행나무에 뿌려지더니 강물처럼 채색된 그리움으로 애써 피어난 노란 가을빛 새별오름에서 보다 훨씬 먼 곳에서 부터 달려온 가슴 시린 한풍이 숨 가쁘게 핥고 지나..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길 뜨는 팔월 길 뜨는 팔월 /늘봉 한문용 임종을 앞둔 팔월이 몹쓸 바람에 할퀴어 몸져눕는가! 먼 산 위 홀로 남은 뭉게구름마저 고적운 되어 산산이 하늘 아래로 흩어진다. 지성의 장미 시몬드 보봐르처럼 찬란했던 팔월도 찬 이슬에 헤쳐져 생태계를 성숙하게 이끈 네 사명 다했음에 미련 아쉬움 남..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내 삶의 의미 내 삶의 의미 / 늘봉 한문용 마른기침이 심장 깊숙이 파고들어 내 삶을 깡그리 뭉갠다. 고깃덩이 타버리면 한 줌 재 뿐 인걸 생의 미련이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욕심 할 일이 남아서다. 삶은 축제라고 했거니와 마사 때 반주도 하고 싶고 오름도 오르고 싶고 자연을 벗 삼아 낚시도 하고 싶..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폭우 그리고 그리움 폭우 그리고 그리움 /늘봉 한문용 하늘이 뻥 뚫릴 때 그리움에 사무친 바람이 날개 달더니 전신주에 부딪히는 소음이 빈 가슴 속 내 작은 공허를 깨운다. 폭우 강한 빗방울이 유리창을 때린다. 달캉달캉 마음을 뺏는 궂은 소리 내 님의 목소리는 아니다. 오늘 폭우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가..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나들목 나들목 / 늘봉 한문용 갈 곳을 모르던 폭염이 잃었던 제 기억을 찾았음인가 무던히도 길었던 편서풍에 등줄기에서 비 오듯 쏟아지는 땀방울도 계절의 나들목에 여지없이 움츠러들었다. 놀다 잠자다 쉬어가던 계절이 종종결음으로 긴 사래를 치는데 가는 계절에 오는 사람들 오는 계절에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그냥 스치고 지났더라면 그냥 스치고 지났더라면 늘봉 한문용 곷잎이 진다고 슬퍼하지 않겠습니다. 바다 속으로 떨어지는 해를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두통에 스며드는 타이레놀처럼 제 시린 아픔만은 가져가 주십시오. 차이코프스키 비창만큼 비발디의 선율만큼 잘도 흐르는 냇물처럼 가물거리는 기..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여름 낭만 여름 낭만 /늘봉 한문용 엊그제 노랗게 돋았던 애띤 잎 이글거리는 태양 빛에 어느새 뭉개어도 으깨어지지 않을 만큼 녹빛 서슬로 자라나서 파란 하늘에 쏘아 올린다. 한증막 숨이 턱턱 막히는 뙤약볕 바람 틔워낸 팽나무 그늘 어래 놓인 길쭉한 벤치에 팔 베개 하고 누었다. 벙어리 앓던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가야할 내 길 가야할 내 길 늘봉 한문용 산비탈 돌고서야 산비둘기 소리 사이로 숨바꼭질하듯 끝이 보이는 진리가 숨쉬는 길 인도자가 없어도 뱃길을 열어주는 깜빡이는 등대처럼 마을 어귀에서 어둠을 밝혀주는 가로등처럼 생의 정의가 삶속의 이정표가 되는 길 배려의 따스함으로 늘 사랑의 힘으로..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밤에 내리는 것들 밤에 내리는 것들 늘봉 한문용 밤에 내리는 것들은 외로움 뿐이다. 밤안개 사이로 빛을 내야하는 가로등 뽀얀 물안개의 정혈로 피워 낸 안개꽃 탁자 위에 덩그마니 놓인 공허만으로 그득 채워진 커피잔 문밖에서 서성거리다 힘없는 달그림자에 주눅들어 숨어버린 상념 수치스러울 때 선..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