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입동(2) 입동(2) / 늘봉 한문용 엊그제 불던 소소한 바람에 가을볕이 익더니 어느새 구름발치에서부터 기어코 구릉까지 짓쳐들어온 바람 비를 부르고 잠든 문풍지를 깨우고 가로등 불빛이나 할퀴고 나목의 몸뚱이만 실컷 두들기고 끝내 새들의 입을 틀어막았다. 빛깔 없는 너덜 길에서 실컷 게목..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내 가을볕 내 가을볕 늘봉 한문용 마음을 훌훌 털어내어 영겨 붙은 때묻은 가슴을 활짝 열어 젖히고 가을볕에는 말리고 싶다. 시월이 다가도록 치유되지 못한 눅눅한 상흔 맡겨두긴 두려워도 내게 내려 준 풍요로운 가을볕에는 말리고 싶다. 추색이 오리털처럼 포근한 오늘 열린 마음 안에 거두고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마음을 적시는 비 마음을 적시는 비 늘봉 한문용 그리움이 잎맥을 타고 알몸 다 드러낸 가지에 떨어지는 빗방울 두 손 빌어 내어 받는 아픔이 서릿발 되어 오는 날엔 늘 설운 가랑잎 하나 마음을 적시는 비로 내린다. 콩알 같은 인연 매듭 맺음이 하도 어려워 털썩 드러누운 은행잎에 노란 삶 두드리며 내리..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묵상하는 날이면 묵상하는 날이면 /늘봉 한문용 하늘을 보고 눈빛으로만 말하리라 묵상하는 날이면 옥빛이 동공을 물들이니 고통으로 닫힌 가슴 저절로 열린다. 노을이 차마 부끄러워 스산한 가을 산막에 숨어들어도 묵상하는 날이면 내 여린 마음의 눈이 자박자박 걸어오는 길섶에 가벼운 삶을 내어주..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코스모스 코스모스 늘봉 한문용 이슬 맞고 피어난 어여쁨이여 길섶에 서서 기다리다 지쳐버린 지독한 외로움을 차마 견딜 수 없어 갈바람에 옷깃을 하늘거리는 초췌한 모습 붉은 놀 수줍음으로 물듦은 빈 가슴 점점이 채울 그대 향한 그리움인가! 짧은 생 바수어진 뼈 바람에 흩날려 쓰러져 사라..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회귀 회귀 가기만 하고 올 수 없으니 나 돌아갈 수가 없구나. 봄나물소리와 여름물소리가 더하여 사랑 타는 계절 가을은 예왔는데 맞이하는 엄동설한을 어찌할꼬! 생의 등걸엔 제법 풋풋한 사랑 하나 걸터앉았는데 무성한 잎새 청청한 시절은 가고 없구나. 연어의 회귀처럼 돌아 온 내 마음과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가을의 노래 가을의 노래/늘봉 한문용 한들거리는 하얀 강아지풀에서 밀려오는 그대의 속삭임 뒤에서 창공을 향해 울부짖는 으악새의 울음 뒤에서 가을 냄새가 솔솔 납니다. 살랑대는 갈대숲 밀려오는 그리움 뒤에서 나뭇잎 사이로 빨갛게 익다 지쳐버린 조홍감에서 가을은 그렇게 불어대던 바람 너..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가로등 가로등 / 늘봉 한문용 바람 소리에 취하기는 커녕 길손들이 재갈대는 입방아 찢는 소리를 잔뜩 걸어 놓고 땅을 치는 가을비도 서슴없이 삼키던 내 집 앞 가로등 시간이 잘도 흐르긴 했어도 젊은 날 내 삶의 이야기를 넘치게 닮은 빛 노래처럼 들리는 그 숨소리 이 밤도 지켜내는 소설 같은..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창밖을 보면 창밖을 보면 늘봉 한문용 풍경이 고통소리처럼 들린다. 구름이 비를 몰고 온다고 외치는 투덜댐은 더욱 아니다. 일상 나누어지는 내 일조차 발길에 채는 돌멩이처럼 버려져 있다. 창밖을 보면 목구멍이 시원스럽게 뚫린다. 난 공간의 화지에 그리운 그림을 그린다. 폐부를 찌르는 두려운 ..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
[스크랩] 가을 무지개 가을 무지개 늘봉 한문용 해마다 외로움으로 물드는 보고픔의 계절에 무슨 연유 있어 아침이슬로 몸을 씻고 겹겹이 탐스런 향기를 피워내는가! 낮이면 웃음으로 눈을 홀리고 밤이면 그윽함으로 마음 뺏으니 난 촉촉이 젖을 수 밖에 없다. 낮엔 산바람으로 밤엔 갯바람으로 세상을 유혹하.. 늘봉· 한문용 詩人님 2013.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