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 岩· 나 상국 詩人님

[스크랩] 땅거미 지고 나면 어둠보다 더 진한 고독

° 키키 ♤ 2012. 10. 5. 03:27

땅거미 지고 나면 어둠보다 더 진한 고독

 

                                   詩 草岩 나상국

 

 

 

하루의 해는 지고 

막노동으로 무거워진 어깨는

가벼운 바람에도 앞 뒤로 흔들리며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짓눌리는 무게의 버거움으로

입마르고 악만 남은 하루가 무뎌진 신발에 얹혀서

땅거미가 내려앉은

골목길을 힘없이 터벅 터벅 걷는다

 

밝음은 이미 사라지고

낙엽이 곱게 물드기 시작한 대로를 지나

골목길 어둠속으로

빼꼼히 달이 고개를 내밀면

가로등이 미쳐 비추지 못하던

어두운 골목길도

이내 안도의 숨을 토한다

 

창문에 불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

집들을 띄엄 띄엄 지나

골목 끝 나무 그늘속 어둠을 지나

모퉁이 돌아서면 만나는 집

대문을 밀고 들어서면

깊은 어둠 보다도 더 친숙한 고독이 먼저

안겨온다

때로는 밝음 보다도

어둠과 고독이 더 친밀 할 때도 있다

어둠을 밝히는 달빛 뒤에 숨어

어둠을 노래하는 귀뚜라미 소리

귀뜰 귀뜰 가을밤

밤 하늘에 울려 퍼지면  

별들이 귀를 쫑긋 세워 기울인다  

 

 

 

 

 

 

출처 : 초암 나상국 시인의 자연나라 자 연 사 랑
글쓴이 : 나상국 원글보기
메모 :

'草 岩· 나 상국 詩人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조개  (0) 2012.10.05
[스크랩] 여자보기  (0) 2012.10.05
[스크랩] 낙조落照  (0) 2012.10.05
[스크랩] 추석이 다가오면  (0) 2012.10.05
[스크랩] 구절초 2  (0) 201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