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우는 바람 소리
나 상국
낮은 돌담에 기대어
한가한 시간을 즐기던 해가
어둠속으로 숨어 버리고
그 빈자리를 찾아서
겨울을 재촉 하듯
마지막 가을비가
밤을 새워 내린다
거리엔 숨가쁘게
남방 한계선을 넘어온
시베리아 벌판의
찬 바람이
텅빈 주머니 속으로 찾아든다
낙엽을 밟고 지나온 자리
지나간 날들의 부풀었던 희망과 시름이
부서져 바람에 날리고
낮은 돌담길 아래
수북히 쌓여 채 떠나지 못한
가을 바람이
벌거벗은 나무를 붙잡고
숨어서 울고 있다
출처 : 자 연 사 랑
글쓴이 : 나상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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