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자랑 유명한집

[스크랩] [분당/서판교] 능라 - 은은한 육향의 고혹적 육수, 알맞은 두께의 훌륭한 면발, 최고의 냉면

° 키키 ♤ 2013. 10. 23. 23:54




요즘 냉면애호가들 사이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북한음식점 <능라>를 방문했습니다.

분당맛집 평양냉면 명가 <능라>는 탈북자 출신 제1호 여성 박사(식품영양학)인 이애란 원장이 운영하는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주인장님도 북한 출신이구요.















건물 내외관은 상당히 모던합니다.

평양냉면 값이 만원....착하지는 않지만, 여기저기 명가라 하는 곳은 다 만원을 넘으니

맛만 명가답게 훌륭하다면 아주 비싸다고도 할 수 없겠습니다.

서민들은 맛난 것 먹기도 점점 힘들어지네요.









그릇이 마음에 듭니다. 특히 뜨거운 면수를 담는 컵이 멜라민이 아니고 스테인리스인 것은

주인장님이 세밀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쓰고 배려를 하는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전혀 어려운 것도 아니고, 돈도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이런 배려조차 안하는 집은 자세불량입니다.










냉면집이니 많은 반찬은 나오지 않는게 맞습니다.

무김치는 평범했지만, 백김치풍으로 나온 김치는 예술이었습니다.

짜지도 시지도 않고 아주 맛있습니다. 몇 번을 리필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솜씨가 있는 집이라는 증거인 것 같아 기대가 점점 커집니다.






첫 주문인 접시만두. 여섯개에 만원입니다. 하나당 1500원이 넘네요.

어디 가격 값을 하는지 보기로 하죠.












두부와 숙주 위주의 만두소입니다. 부추도 아주 조금만 들어있네요.

고기는 없거나 거의 없습니다.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아주 담백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러나 보이는 것보다 훨씬 촉촉합니다.

만두피도 적당한 두께에 쫄깃함입니다. 피와 소의 조화가 훌륭하네요.

아주아주 좋은 만두입니다.


하지만 한 개에 1667원을 주고도 무지 만족할 만큼은 아닙니다.

재료비가 얼마나 둘어가는데 이렇게 비싸게 받는지 궁금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은 뛰어납니다.

만두 마니아분들은 비싸게 주고도 만족스럽게 드실 것 같군요.^^





두 번째 주문인 녹두지짐이. 비주얼이 좋습니다. 만원입니다.







잡 것이 들어가지 않은 고소하고 좋은 맛입니다.





세 번째 제육이 나왔습니다. 2만3천원.















고기도 좋고 잡내없이 잘 삶아져서 아주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비게와 살의 비율도 제게는 적당하고, 오돌한 뼈부분도 잘 삶아져 씹기 좋습니다.





네 번째는 이짐의 신메뉴인 순대접시입니다. 2만원.









찹쌀이 많이 들어간 피순대. 부드러우면서 꼬소하고 맛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좀 더 거칠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이집의 모든 음식은 은근함이 컨셉인 것 같습니다. 좋은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사실 이란의 포코스 평양냉면(물). 만원.

비쥬얼이 참 마음에 듭니다. 유기그릇이었다면 더 격에 맞았을 듯한 단아한 모양새입니다.



















육수뷰터 두어 모금 마시는데, 개인적으로 최고입니다. 아, 좋다.

육향이 훌륭하면서도 은은하고 그윽한 맛이 일품입니다.

진한 육향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조금 약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이 냉면의 은근함은 잘못, 혹은 덜 만들어진 육수여서가 아니라 절제된 육수의 맛입니다.

너무 자극적이면 면발을 압도해서 발란스가 흐트러질 테니까요.


면발도 최고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두툼한 면발인데다가

60~70%정도의 메밀면이어서, 입안에 한 가득 넣고 우걱우걱 씹으면

육수만큼이나 은은한 메밀향이 수줍게 입안에 퍼집니다.

뭐, 메밀향이 진한 철이 아니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요....ㅋㅋㅋ


육수의 육향과 면발의 메밀향이 서로르 받쳐주며 서로를 살려냅니다.





싸~~~악 비웠습니다.

냉면 마니아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우래옥>에 버금가는 맛있는 냉면입니다.


사실 <능라>에 가기 이틀 전에 아직은 <능라>만큼 알려지지는 않은 한 냉면집을 갔었는데,

그집의 거칠고 원시적이면서 무한히 매력적인 냉면과 수육에서 받은 충격이 너무 깊고 커서,

<능라>의 은은함이 더 부각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충격적이었던 냉면집의 포스팅은 며칠 후에....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능라>의 평양냉면, 저에게는 아주 훌륭한, 최고의 냉면이었습니다.

어떤 맛이 기찬 음식을 먹으면 가격에 대생각이 사라져 버리는데, 딱 그런 냉면입니다.


만두, 제육, 순대도 좋습니다. 가격은 조금 센 편이라는 생각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제가 보기에 <능라>는 착한 가격을 지향하는 음식점이 아닙니다.

맛과 품격을 지향하는 음식점이죠.

그리고 그것은 <능라>의 선택이겠습니다.


전 그 선택을 존중하겠습니다.




P.S. I Love You:

1. 분당, 서판교쪽을 지나가다가 우아하고 은은한 문명적인 평양냥면이 땡기면 서슴치 않고 방문하겠습니다.


2. 물론 한 점에 2천원 가가운 만두는 생각 밖으로 밀어게 될 겁니다. ㅋㅋㅋ 제육과 순대도 맛은 있지만

그것을 위해 멀리서부터 갈 정도는 아닙니다.


3.비교적 가까운데 <능라>에 절대 못하지 않는 거칠고 힘있고 야성적인 평양냉면도 찾았으니전 평양냉면을

완전 정복한 셈입니다. Hooray! Happy Me!




능라

031-781-3989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883-1





출처 : 사랑이 밥먹여준다
글쓴이 : 비내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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