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不의蘭
지봉 황주철
어두웠던 저온 땅
마파람 불어오는 하우스에서
하늬는 둥지를 만들고 있었다.
작은 이파리 하나는
차오름을 보면서
고개 숙이는 아련한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공황상태라는 신호다
소생할 수 있는 파랑을 등에 업고
찬솔처럼 뿌리 하나
날개 하나는 두고 가야지
칼처럼 생겨도 너는 야생화
하얀 몸체는 불붙은 외출을 하고 났어
보금자리가 되었는 줄 알았는데
매캐한 구석 보며
혹한의 어둠보다
피어보지 못한 매혹한
향기 하나를 남기지 않고
고매한풀 향을 등에 지고
먼 길을 떠나는 방랑자였네.
손수레 끌고 있는 행복
지봉 황주철
이른 아침
새벽잠을 깨우는 자명종 소리는
피곤한 몸을 일으키고 있다
계명성을 보며 투덜거리는 모습이 뭐 있게슈
오늘은 다른날 보다 일찍 나왔으유
손수레에 무, 배추를 다른 날 보다
많이 실었다
땅이 얼었다.
간밤에 내린 비 때문에 시장 어귀를 돌아가는
손수레는 굴러가지를 않고 있다
아저씨 손 좀 빌려요?
얼어 있는 손을 비벼 가며
길모퉁이 저편 공사장에서 흘린
젖은 나무 몇 토막이 덩거렁 뒹굴면서
모닥불이 붙지를 않는 이 아침
너를 생각하게 한다
희미하게 들어오는 시야는
무너지는 잿불처럼
오늘 하루 작은 행복을
모닥불처럼 꼭 잡으면서
밤의 네온이 하나 둘 촉 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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