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봉· 황주철 詩人님

[스크랩] 草不의蘭

° 키키 ♤ 2013. 6. 30. 03:06

草不의蘭

     

                                                                   지봉 황주철

 

                          

어두웠던 저온 땅

마파람 불어오는 하우스에서

하늬는 둥지를 만들고 있었다.

 

작은 이파리 하나는

차오름을 보면서

고개 숙이는 아련한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공황상태라는 신호다

 

소생할 수 있는 파랑을 등에 업고

찬솔처럼 뿌리 하나

날개 하나는 두고 가야지 

 

칼처럼 생겨도 너는 야생화 

하얀 몸체는 불붙은 외출을 하고 났어

보금자리가 되었는 줄 알았는데

매캐한 구석 보며

혹한의 어둠보다

 

피어보지 못한 매혹한

향기 하나를 남기지 않고

고매한풀 향을 등에 지고

먼 길을 떠나는 방랑자였네.

 

 

 

 

손수레 끌고 있는 행복

 

                                                         

                                                                                지봉 황주철

 

 

 

                                                                           

이른 아침

새벽잠을 깨우는 자명종 소리는

피곤한 몸을 일으키고 있다 

 

계명성을 보며 투덜거리는 모습이 뭐 있게슈

오늘은 다른날 보다 일찍 나왔으유

손수레에 무, 배추를 다른 날 보다

많이 실었다

 

땅이 얼었다.

간밤에 내린 비 때문에 시장 어귀를 돌아가는

손수레는 굴러가지를 않고 있다

아저씨 손 좀 빌려요?

 

얼어 있는 손을 비벼 가며

길모퉁이 저편 공사장에서 흘린

젖은 나무 몇 토막이 덩거렁 뒹굴면서

모닥불이 붙지를 않는 이 아침

너를 생각하게 한다

 

희미하게 들어오는 시야는

무너지는 잿불처럼

오늘 하루 작은 행복을

모닥불처럼 꼭 잡으면서

밤의 네온이 하나 둘 촉 빛을 낸다.

 

 

출처 : -여시골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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