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추억. (산문).
구 춘 회.
옥주. 오늘 따라 문득네가 생각 난다.
마을앞냇가의 잔디밭에 나란히 앉아
여름 밤하늘에 유난히도 반짝이는 별들을
함께 바라보던 그때의 추억이.
넌 학교 수업을 늦게 마치고
하교길이 너무 늦여
늦게 일을 마치는 나와 함께 가기 위해
언제나 나를 기다려 주었어.
지금은 도시화 되어 버렸지만
그때는 산 모퉁이 길을 돌아가야 하는
자갈길 신작로를
여리고 예쁜 여학생인 네가
혼자 다닐 수 없는 길이었지.
그 길은 나 혼자서도 다니기가 힘든 길이었는데
네가 매일 함께히주어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우리가 산모퉁이 자갈길 신작로를 벗으나면
우리 마을이 있고, 마을 앞에는
넓은 냇가에 잔디밭이 펼쳐졌지.
너와 나는 그 잔디밭에 앉아서
밤하늘에 뿌려놓은 금모래 같은 별들을
바라보며 하하호호 웃어대며 얘기했지.
지금은 그 잔디밭이 도시화 되어
수 많은 건물들로 가득 찼지만
그땐 그곳이 우리들의 쉬어가는 곳이었어.
마을앞 내천에는 자갈 채취 선로가 있었고
홍수가 나면 그 선로밑의 흙은 다씻겨가고
두 선로만 나란히 남았는데
흙이 씻겨간 자리에는 깊은 웅덩이가 생겼어.
우리는 그 물을 건너야 하였기에 너는 오른쪽 선로에,
나는 왼쪽 선로에 서서 서로 손을 맞잡고 건너다
선로가 흔들리는 바람에 네가 먼저 물에 빠지고
나도 뒤따라 빠져 옷을 다 적셔버렸지.
옷이 젖은것 까지는 그렇다지만 너의 책가방이 젖은 건
정말 걱정되더구나. 책들을 들추고 가방의 물을 쏟았을 때
책속까지 물이 다 들지 않은건 다행이었어.
많은 세월이 그 동안 흘렀어. 그때의 일들을 잊고 살았는데
오늘 문득 그 시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치는구나.
옥주. 기억하니. 어릴적 우리들의 아름다운 그 추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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