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야· 최영록 詩人님

[스크랩] 물끄러미 바라봐주는 당신의 고혹적인 그 눈빛

° 키키 ♤ 2013. 7. 15. 03:52

 

 

 

                       내 가슴 속 층층겹겹 쌓여 있는 세월의 더께 틈 사이로 가랑잎은 끙끙거리며 굴러내리고

 

 

 

  

                                                     계절을 배웅하는 낙엽은 굳이 벤치위를 탐내지 않는다

 

 

 

 

         모든 걸 내려놓고 고뇌하는 낙엽의 뒷등사이로, 고요히 대지의 숨소리를 듣는 것도 늦가을이 주는 선물이겠지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온 몸을 비트는 구멍 난 갈잎 하나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아름답기를, 중독되지 않을 정도로만 사랑스럽고 운치있기를,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만만한 사람과 깐깐한 사람, 살아가는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리도 적당하고 경사도 완만해서 만만하게 여겨지는 길이 있는가 하면, 아득하게 멀거나 지나치게 가팔라서 깐깐하게 느껴지는 길이 있습니다. 숨소리길은 만만한 길이지만, 감동을 줄 만큼 넉넉한 길이기도 합니다.  길지 않는 들길과 강같은 눈부신 늦가을정취를 쉼 없이 뿜어내고,  높지 않은 산길은 기막힌 전망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만만하지만 단단했던 사람들이 불현듯 그립습니다.

 

 나그네들끼리는 묘한 연대감이 있습니다. 분명 모르는 사이인데도, '그 모름'이 상대방과 눈을 맞추거나 상대방에게 말을 건네는 데 어색함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관계'가 '구속'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 그게 바로 '길'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어디 사람뿐일까요. 빈 손 흔드는 억새와 반갑게 악수를 하거나, 고개 숙인 벼들과 정중히 인사를 나누는 일도 길 위에선 마냥 자연스럽습니다. '숨소리'란 이름을 가진 길 위에서, 사람과 자연의 숨소리에 귀를 오롯이 귀울여봅니다. 낙엽을 몸피 비틀게 만드는  당신의 뜨거운 숨소리도 더불어 느껴지기를 소망하면서 ......

 

 

 

                                             

            초겨울이 다가왔건만 아직도 낙엽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이승의 벼랑에서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생의 편린들!

                         

 

출처 : choigoya
글쓴이 : 최고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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