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봉· 한문용 詩人님

[스크랩] 동지 단상

° 키키 ♤ 2013. 1. 13. 17:34

    동지 단상 / 늘봉 한문용 긴 밤바람에 흘러내리는 눈물 손등으로 얼른 훔치고 또 훔쳐도 글썽대며 내리는 회환을 참을 수가 없다. 곪아터진 상처로 응어리진 아픔들이 왜 내 얼굴을 이다지도 망가지게 하는가. 날을 헤고 별을 주어 담은 숱한 세월 빈 그릇에 넣어도 넘치지를 않아 손을 깨물고 입술을 으깨어도 피 한 방울 나질 않는다. 침이 마르고 협심증 환자처럼 가슴은 답답한데 타는 갈증 축여 줄 사람이 따뜻한 손길로 뭉친 가슴 쓸어줄 사랑이 혹여 이 밤 오시기는 하겠는지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문풍지 두들기며 다가오는 동짓날 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출처 : 서우봉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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