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봉· 한문용 詩人님

[스크랩] 여름 낭만

° 키키 ♤ 2013. 1. 13. 17:06


        여름 낭만 /늘봉 한문용
        
        엊그제
        노랗게 돋았던 애띤 잎
        이글거리는 태양 빛에 
        어느새
        뭉개어도 으깨어지지 않을 만큼
        녹빛 서슬로 자라나서 
        파란 하늘에 쏘아 올린다.
        한증막 
        숨이 턱턱 막히는 뙤약볕
        바람 틔워낸 팽나무 그늘 어래 놓인
        길쭉한 벤치에 
        팔 베개 하고 누었다. 
        벙어리 앓던 냉가슴
        파란 하늘에 날려 보냄이 좋다.
        땀방울에 묻힌 한낮
        대지를 붉게 태우는 농염도
        열기 뿜어 내리꽂는 불화살도
        내가 누운 이곳에선 
        잎바람에 스르르 부서지니
        정수리를 타고 흐르던 끈적거림도
        흔적을 사른다.
        매미 한 쌍
        풍뎅이 한 쌍 오글대는 소리로
        칭얼대는 오후
        내 피서는 
        올해의 여름 집에서 
        파도 위에 누워 타고 
        꿈 꾸는 여로(旅路)를 아우르는
        절정의 낭만이다.  
          
        
출처 : 서우봉 노래
글쓴이 : 늘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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