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봉· 한문용 詩人님

[스크랩] 나들목

° 키키 ♤ 2013. 1. 13. 17:08



나들목 / 늘봉 한문용
    갈 곳을 모르던 폭염이 잃었던 제 기억을 찾았음인가 무던히도 길었던 편서풍에 등줄기에서 비 오듯 쏟아지는 땀방울도 계절의 나들목에 여지없이 움츠러들었다. 놀다 잠자다 쉬어가던 계절이 종종결음으로 긴 사래를 치는데 가는 계절에 오는 사람들 오는 계절에 가는 사람들이 교차하는 나들목에 온갖 잡동사니가 바람을 들쑤시고 세워대니 뙤약볕에 달구어진 내 동네 솟구쳐 올라간 수증기가 확장된 저기압에 태풍이 되어 휘몰아치는 나들목 그렇지만 휠망정 꺾이지 않고 숭숭 뚫린 돌담 사이로 짓쳐 온 태풍에도 섬사람은 바람을 구워내며 섬사람처럼 살아왔다.
      출처 : 서우봉 노래
      글쓴이 : 늘봉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