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 岩· 나 상국 詩人님

[스크랩] 빈집 3

° 키키 ♤ 2012. 10. 5. 03:07

빈집 3

 

               詩 草岩 나상국

 

시골 작은집 이끼낀 돌담을 끼고 돌아  

산에 오르는 길 끝에

빈집이 하나 덩그러니

 

사십여년 세월 눈비 맞으며

무정하게 떠나간 주인을 그리며

쭈그리고 앉아 있다

 

바람 부는 날이면

혹여 떠나간 주인 소식 들을까

문창호지 찢어진 문설주 윙 윙 우는 소리에

귀기울이던 까치

동네 어귀를 오가며 

나뭇가지 입에 물고와

감나무 위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 세월만

덧없이 헤아리고 헤아리네

 

햇빛이 맘껏 놀다간 자리

방안 가득 켜켜이 쌓인 먼지

곰팡이 슬은 벽지위

재잘 재잘 꼬불 꼬불 어지러운 낙서들

방안에 서성이고

밥 먹은지 언제인지 모르는 버려진 벽시계

오도 가도 못하고

테엽 감아줄 이 기다리고 있다

 

 

 

 

 

 

 

 

 

 

출처 : 초암 나상국 시인의 자연나라 자 연 사 랑
글쓴이 : 나상국 원글보기
메모 :

'草 岩· 나 상국 詩人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는 한송이 꽃이고 싶습니다  (0) 2012.10.05
[스크랩] 하루종일  (0) 2012.10.05
[스크랩] 나 그대를 보면  (0) 2012.10.05
[스크랩] 가난과 세습  (0) 2012.10.05
[스크랩] 모래  (0) 201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