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 岩· 나 상국 詩人님

[스크랩] 생일

° 키키 ♤ 2012. 2. 4. 01:50

생일

 

            詩 草岩 나상국

 

나 태어나던

그해 그겨울은

유난히 춥고도 긴 겨울

이었네

 

삼백 예순 다섯날 중에

어느 하루를 선택 받아서

하늘과 땅의

조화로운 기운을 받아서

축복 받아서 태어나야할 날

 

어머님은 산달을

다 채우시지도 못하고

누렁이 황소에 받쳐서

왠종일 꿍꿍 앓으시다가

 

여명이 밝아오는

그해 그겨울

음력 정월 열 이튿날

날 낳으셨다네

 

낳아 놓으니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차도

가름 할수 없을 만큼 미동도 없어

눈물로 한해를 사셨다 하네

 

나 태어난

그해 그겨울의 정월달을 

어머님은 지금도 살고 계시네

 

날 낳으시고

미역국도 제대로

못드셨는데

 

미역국을 끓여 드려야 하는데

병실에 누워만 계시네

 

57년 만에 한파가 찾아온

이겨울의 오늘

음력 정월 열이튿날에   

 

 

출처 : 자 연 사 랑
글쓴이 : 나상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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