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詩 草岩 나상국
나 태어나던
그해 그겨울은
유난히 춥고도 긴 겨울
이었네
삼백 예순 다섯날 중에
어느 하루를 선택 받아서
하늘과 땅의
조화로운 기운을 받아서
축복 받아서 태어나야할 날
어머님은 산달을
다 채우시지도 못하고
누렁이 황소에 받쳐서
왠종일 꿍꿍 앓으시다가
여명이 밝아오는
그해 그겨울
음력 정월 열 이튿날
날 낳으셨다네
낳아 놓으니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차도
가름 할수 없을 만큼 미동도 없어
눈물로 한해를 사셨다 하네
나 태어난
그해 그겨울의 정월달을
어머님은 지금도 살고 계시네
날 낳으시고
미역국도 제대로
못드셨는데
미역국을 끓여 드려야 하는데
병실에 누워만 계시네
57년 만에 한파가 찾아온
이겨울의 오늘
음력 정월 열이튿날에
출처 : 자 연 사 랑
글쓴이 : 나상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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