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 岩· 나 상국 詩人님

강물

° 키키 ♤ 2011. 12. 16. 23:47

 

 

 

 

 


강물 

              詩  나상국

수 천년 아니 수 억년의
세월을 땅을 박차고
솟아 오른 한 줄기의 물줄기가
계곡을 흘러 내려 개울을 따라서
흘러 내립니다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루어
그 깊이 마져도 가늠할수 없는
바다를 향해 모이고 모여서 이루어 갑니다

혹한기 훈련을 하던 군 시절
무던히도 춥던 어느 겨울날

회기하는 연어들 처럼
북한강을 거슬러 오르며
야간 행군을 하던 청평댐

따끈한 온천탕 인양
물안개 의 유혹

어서 어서 들어 오라고
춥고 언몸 녹여서 가라고

새벽 두 시의 겨울 강물은
꽁꽁 언 발가락 손가락 보다도
자꾸만 까무러 치는 눈꺼풀 보다도

이제는 쉬고 싶다는 마음을 ...
그렇게 무뎌진 발걸음을
자꾸만 자꾸만 붙잡아 않히려고 했습니다

가드레일 처럼  차갑고 길게 늘어선
헌병들과 부사관 눈도 졸립고 지쳐 있었습니다

지치고 패잔병 같은 행군 행렬을 향해
투망질 해 오는 강물

그해 겨울은
그 강물은 혹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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