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봉· 한문용 詩人님

[스크랩] 내 생각이 여물면

° 키키 ♤ 2014. 2. 27. 10:36

내 생각이 여물면 
                    늘봉 한문용
팽나무 아래에서 
속살처럼 드러나는 여정에
내 생각이 여물면 
화지 없이도 잔잔히 그려지는 
여름이 있어서 좋다. 
채색된 빛깔에 
내 생각이 여물면 
달려가 와락 끌어 안아도 좋을 
영원한 사랑 그려지는 
가을이 있어서 좋다. 
컬컬한 푸념에 
내 생각이 여물면 
수다 짓는 재미 쏠쏠한 
오글대는 겨울이 있어서 좋다. 
온기로 채워지는 시향의 열매에 
내 생각이 여물면 
해마다 그려지는 꽃들의 설렘 
가랑비를 피워내는 봄이 있어서 좋다. 

출처 : 서우봉 노래
글쓴이 : 늘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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