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봉· 황주철 詩人님

[스크랩] 손수레 끌고 있는 행복 -낭송시-

° 키키 ♤ 2013. 6. 30. 03:14

여시골문학회 http://cafe.daum.net/j5871

 

손수레 끌고 있는 행복

                                                                       지봉 황주철

 

 

이른 아침

새벽잠을 깨우는 자명종 소리는

피곤한 몸을 일으키고 있다 

 

 

계명성을 보며 투덜거리는 얼굴

오늘은 다른 날보다 손수레

무, 배추를 많이 실었다

 

 

간밤에 내린 비 때문에

시장 어귀를 돌아가는데

땅이 얼어 손수레가

굴러가지를 않고 있다

아저씨 손 좀 빌려요?

 

얼어 있는 손을 비벼 가며

길모퉁이 저편 공사장에서 흘린

젖은 나무 몇 토막

모닥불이 붙지를 않는 이 아침

너를 생각하게 한다

 

희미하게 들어오는 시야는

무너지는 잿불처럼

오늘 하루 작은 행복은

모닥불을 꼭 잡으면서.

출처 : 지봉 시문학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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