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봉· 한문용 詩人님

[스크랩] 태양이 머물다 간 자리

° 키키 ♤ 2013. 1. 13. 16:57

        태양이 머물다 간 자리
                                   
                                  늘봉  한문용
        태양이 머물다 간 자리에
        유월에 오셨던 바람은
        고운 방울꽃의 흔적만 남긴채
        별리를 재촉하는 여명의 산실에
        가뭇없는 향수 밑으로 싫은 줄달음칩니다.
        태양이 머물다 간 자리엔
        시린 삶과 환희
        일상의 추억만 그리움 책갈피에 
        쌓은 모래성에
        흔적 없는 옥빛 설렘만 남겨놓았습니다.
        뜨거운 태양이 머물다 간 자리엔
        하얀 그리움들이 집을 짓고
        시샘하는 바람이 불면
        기다리는 밤하늘에 그리움의 별이 되어
        분홍 빛 사랑만 묻어 놓았습니다
        잡히지 않는 내 그림자가 
        유월의 어둠 속으로 자맥질할 때
        태양이 머물다 간 자리엔
        열풍에 찌들다 살아 남은 향수 한 조각만
        칠월의 아침 뜨락에 영롱한 이슬이 되어 
        타다 남은 내 가슴에 남습니다.
        
         
출처 : 서우봉 노래
글쓴이 : 늘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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