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 岩· 나 상국 詩人님

[스크랩] 어둠 속에서

° 키키 ♤ 2012. 12. 28. 00:16

 

어둠 속에서

 

               詩 草岩 나상국

 

어둠 속 불현듯 잠 깨어 봅니다

달빛 서성이는 창가

갈 곳 없는 바람 처마 끝에 매달려

긴 침묵의 밤을 조율하는 밤 

당신을 그리며

당신의 이름을 나직이 불러 봅니다

불러도 대답없는 메아리

밤하늘 별들이 총총히

징검다리를 놓습니다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휑하니 돌아서 나가는

파도소리의 공허함

깎으면 깎을수록 짧아지는

연필의 길이이지만

몽당연필이 되어도 다 적지 못한 사연들 

깎으면 깎을수록 커지는 구멍처럼

당신을 그리워하면 할수록 밤은 깊어가고

그리움이 크면 클수록

목 길게 늘인 기다림 또한

쉬 지쳐가기만 합니다

계절은 수시로 변해 가지만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은

언제나 변함이 없을 겁니다

아궁이 속 활활 타오르던 장작불

화롯불 속에서 서서히 사그라질지라도 

 

 

 

 

출처 : 초암 나상국 시인의 자연나라 자 연 사 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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