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들꽃· 구춘회 詩人님

[스크랩] 어제 내린 비.

° 키키 ♤ 2012. 10. 17. 04:06

 

        어제 내린 비.

                      구춘회.

어제는 쉴 새 없이 비가 내렸다.

축축이 젖어드는 마음 달랠 여유도 없이

하루 종일 내 마음에 비가 내렸다.

 

 

반쯤 타버린 양초같은 인생의 뒤안길에서

아직도 마음에 슬픔이 남아 있는지

빗물처럼 젖어드는 눈물이 눈시울을 적신다.

 

 

피우지 못한 꽃송이 같은 꿈은

쓰다만 편지지처럼 접어서

가슴 한 구석에 응어리로 밀쳐놓았다.

 

 

어제 내린비 오늘은 그치고

맑은 햇살이 뜨겁게 느껴지는 날이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축축이 젖어 있다.

 

 

내 가슴을 양말짝처럼 뒤집을 수 있다면

맑은 햇살에 축축이 젖은 가슴을 열어서

뽀송하게 말리고 싶다.

 

 

 

 

출처 : 하얀들꽃이 그린 세상.
글쓴이 : 하얀들꽃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