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香· 도지현 詩人님

[스크랩] 그리움의 비바체

° 키키 ♤ 2012. 9. 24. 00:27

그리움의 비바체

여명이 밝아오는 그 날의 새벽에

뽀얀 젓 살 같은 내 순수의 우물에

장미빛깔 손님이 찾아 왔어요

그날 이후

순정은 붉은 꽃물 물들었지요

길러내고 또 길러내도 마르지 않는

붉은 열정

그 속에서 나는 유영하지요.

해가 뜨는지 달이 뜨는지

해가 지는지 달이 지는지

그것도 모르는 바보가 되어 가요 

 

길러내고 길러내도 마르지 않던 우물

어느 날

하얀 속살 같은 바닥이 드러났지요

그렇게 우물은 말라 버렸고

타고 남은 재가 가득 찬 우물

내 붉은 눈물로 물들여진 재만 남았지요.

가야 할 건 가야 하는 바람 같은 사랑

가다가 철옹성에 갇히기라도 한다면

민들레 홀씨 되어 날아 가련만

낙조에 물든 바다 건너간 바람

찬연한 햇살에 눈이 부신

내 그리움을

낙조에 붉게 물든 비바체라 하겠지요

藝香 도지현

*음악 ; Blueprints Of The Heart - David London*
출처 : 藝香의 庭園
글쓴이 : prettydosh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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