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봉· 한문용 詩人님

[스크랩] 오늘 부는 바람

° 키키 ♤ 2011. 12. 20. 00:26
 
 오늘 부는 바람
산자락으로 
자맥질하며 스러지는 바람
계절에 떠밀려
가기 싫은 시간 속으로
멀어져 갈 때면
쌔앵!
이파리 몽땅 뜯겨
밋밋한 몸뚱이만 남아
뼈대만 쭈뼛이 솟아 나온 
나무들의 한풀이가
마치
망가진 신음 소리처럼 들린다.
오늘 부는 바람은
옛날
방패연 머리에 
소박한 꿈 곱게 쓰고 날렸던
소시적 바람은 아니다.
가는 해
붙잡지 못하는 내 한계
되돌릴 수 없는 바람
그건
서켠으로 뉘엇뉘엇 지는 해를 
힘줄 없는 눈으로 보는 아픔.
2011.12
늘봉 한문용.
출처 : 서우봉 노래
글쓴이 : 늘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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