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 박현희 詩人님

하얀 겨울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 키키 ♤ 2010. 12. 10. 16:32

하얀 겨울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 雪花 박현희

함박눈 소리 없이 소복소복 쌓이는 날에는

한적한 삼나무 숲길을

넉넉한 그대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어

사각사각 발자국을 남기며 함께 걷고 싶습니다.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은빛 설원 속을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뛰고 뒹굴며

신 나는 눈싸움도 하고

그대 닮은 하얀 눈사람도 만들겠습니다.

마치 흰 도화지와도 같은 은빛 설원 위에

해맑은 그대의 눈빛과

화사한 미소까지도 모두 그리겠습니다.

말없이 바라보는 그윽한 눈빛만으로도

따스한 사랑의 마음을 주고받으며

은빛 설원 속에 곱게 핀 영롱한 눈꽃만큼이나

맑고 순수한 순백의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함박눈 소복소복 쌓이는 날에는

그대와 함께 눈부신 은빛 설원 속으로

꿈처럼 달콤하고 행복한

하얀 겨울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