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클린 하우스
늘봉 한문용
뚜껑을 열면
꼭 벌써 보름째
수거해 가지 않은 기름 넣었던 패트병 하나
주인이 누구였는지 알 수 없는
빛 바랜 낡은 회색 가방이
내 동댕이 쳐져있다.
사랑 받지 못하고
사랑을 줄 수도 없는 낡은 제 몸뚱이,
부메랑 되어 던져질 게 뻔한 운명인데도
오히려
던져진 것이 아니라
정성스럽다고 여긴 우리 정성빌리지가
미리부터 헌신짝 되어 있었던 거다.
오늘도
덮인 뚜껑을 열곤
나도 이미 던져져 있는 건 아닌지
부메랑 상념 접고, 생의 끝자락 생각 키우다
주황빛이 날아간 서녘 하늘 올려보니
노을이 참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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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우봉 노래
글쓴이 : 늘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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