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香· 도지현 詩人님

[스크랩] 그대 머물던 자리

° 키키 ♤ 2012. 9. 24. 00:32

그대 머물던 자리

켜켜이 묻어 두었던 그리움이

살포시 고개 들고 가슴 안에 가득한 날

거두어 지지 않는 마음 한 자락 나래를 폅니다.

참을 수 없는 그리움은

용혈 덩어리가 되어

목 울대까지 차오른 그리움을 삼킵니다.

그리울 수 밖에 없는 그대의 모습은

마음 속에 투영 되어 환영으로 머물고

몽유병 환자처럼

어딘지도 모르고 발길 따라 가다 보면

가는 발길 종착지는

그대 머물던 자리

푸르던 잎새들이 붉게 물들고

 갈바람에 낙엽 우수수 떨어지는 그 자리에

가랑잎의 잔해들만 즐비하게 널려있어

황혼에 접어드는 마음 시리디 시린데

갈바람 가슴 속에 삭풍 되어 들어와

냉해 입은 마음은 빙하기 됩니다.

비울 수 없는 마음이기에

겹겹이 싸서 가슴 속 한 켠에다 고이 간직했는데

오늘은 묶어둔 마음 해제 하렵니다.

그대 머물던 자리에 그대 환영 앉혀두고

그 동안 못다한 말 하렵니다.

그대 많이 그리웠다고…

 

藝香 도지현

                * 음악 ; Silky Way-Koen De Wolf *
출처 : 藝香의 庭園
글쓴이 : prettydosh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