裸木
세월 거슬러 올라 가면
내 살 찢는 아픔으로
산고 끝에 태어나는
꽃망울 생성시켜
어르고 보듬어 안고 키워 내어
초록 물감 풀어 놓은
아름다운 수채화도 그렸었지
세월 거슬러 올라 가면
나도 가슴 부푼
청운의 꿈 간직하고
쪽빛 하늘 바라보며
이글거리는 태양의 기운 받아
초록 빛깔 일렁이는 젊은 청춘
가슴 벅차 하던 시절
그런 시절도 있었었지.
세월 거슬러 올라 가면
내 몸 불살라 녹여 내어
거두어 들인 귀한 산물
그러나 어이 알았으랴
단풍이 붉은 옷 입으면
황혼이 온다는 것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단풍 붉어 지기 전에
내 인생 갈무리 잘 해 둘걸
이제 생각해 보면
나 지금
비록 앙상한 뼈만 남아있어
헤진 옷 한 벌 입지 않고
발가벗은 몸으로 흉한 몰골 되어
오 가는 사람들의 손가락질 받는다 해도
내 인생 잘 살았노라고
후회는 하지 않으리라고
그렇게 떳떳하게 말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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