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4) / 늘봉 한문용 가을인가? 가을은 설렘이라는데 마음은 설빙처럼 차고 쓰리다. 지금도 여름 가장자리인가 보다. 철들려면 여물려면 무딘 가슴 채우려면 이 사랑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 것인가. 뜰 앞 귀뚜리소리에도 애 간장 다 타들어가 공허 한 조각만 덩그러니 남았다. 소쩍새 소리 그치는 날 두 손에 닿은 갈잎의 푸념에 껄껄 웃다 들리지도 않은 임의 소리를 애써 쫓는 몹쓸 내 상념에 고사리 고개 떨군다. 서쪽 하늘에 내 입술처럼 못생긴 초승달이 섧게 걸려있음이 안타까운 것은 멈추기를 거부한 내 시간의 울타리에 갇혀있으매.
출처 : 서우봉 노래
글쓴이 : 토마스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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