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 詩人님

[스크랩] 상념(4)

° 키키 ♤ 2011. 9. 6. 00:33
상념(4) / 늘봉 한문용
가을인가?
가을은 설렘이라는데
마음은 설빙처럼 차고 쓰리다.
지금도 여름 가장자리인가 보다.
철들려면
여물려면
무딘 가슴 채우려면
이 사랑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 것인가.
뜰 앞 귀뚜리소리에도
애 간장 다 타들어가
공허 한 조각만 덩그러니 남았다.
소쩍새 소리 그치는 날
두 손에 닿은 갈잎의 푸념에 껄껄 웃다
들리지도 않은 임의 소리를 
애써 쫓는 몹쓸 내 상념에 
고사리 고개 떨군다.
서쪽 하늘에
내 입술처럼 못생긴 초승달이
섧게 걸려있음이 안타까운 것은
멈추기를 거부한
내 시간의 울타리에 갇혀있으매.
 
출처 : 서우봉 노래
글쓴이 : 토마스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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