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리면 후다닥 방으로 들어가는 성민이, 보통 하얀 런닝에 빤스 하나 입고 있다가 식구 아닌 사람이 찾아오면 급하게 숨어 버리지요. 가족들 앞에선 아무렇지도 않다가 말입니다. 집이란 편한 옷, 화장 지운 얼굴로도 신경이 쓰이지가 않는 곳이지요.
처음 예수님을 만날 때는 나를 갖추느라 어려웠습니다. 정장을 입고 화장을 하고 어색한 격식을 갖추었지요. 내 외모를 보시는 예수님이 아님을 그 땐 잘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 내 모습 그대로를 원하시는 예수님 앞에 솔직해지면서 내 영혼은 자유를 누리기 시작했지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때론 서운도 하고 얄밉기도 하고 원망도 되고 따지고도 싶은데 그 모든 걸 사람들 앞에 그대로 드러내었다가는 아마 엉망이 되고 말겁니다. 그렇다고 맘속에 다 숨기기엔 난 용량이 너무 작은 존재이지요. 그래서 난 예수님이 필요합니다. 내 모든 솔직함을 드러낼 수 있고 그 모든 걸 다 말해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붙들고 그렇게 다 말하면 속이 시원할 것 같은데 오히려 더 큰 상처와 공허함으로 영혼이 매이거나 답답한 걸 느낍니다. 예수님은 내 솔직함에 부끄러움을 갖게 하지 않으시고 내 거친 감정은 부드러운 진리로 다듬어 주시지요. 때론 사람들은 모르는 내 은밀한 생각들도 감추지 않고 아뢸 수 있는 건 예수님은 내 모든 연약함을 알고 긍휼히 여기시는 분이심을 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내가 매일 돌아와 쉴 수 있는 내 안식처입니다. 포장하거나 다듬지 않은 내 모습 그대로 그냥 들어가 쉴 수 있는.
오늘도 화장을 지우며 단장과 꾸밈을 벗어버리고 예수님께 나옵니다. 그 앞에서 솔직함이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고 그 앞에서 말함이 나를 자유하게 하는 능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 믿으세요. 그 모습 그대로를 그가 사랑하십니다.
글쓴이/이종혜/수필가
♬ 마음이 상한 자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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