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헌섭님의 좋은글

[스크랩] 갓끈을 풀어놓고

° 키키 ♤ 2013. 6. 18. 02:18

..

 

 

프로필 이미지

갓끈을 풀어놓고

봄이오면 직장, 종문, 향우, 동창회 등에서 봄놀이 여행을 많이 가는 때이다.

그동안 소원했던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살아 온 이야기도 나누면서 죽지않고

견디고 있는 비결을 들으며 갓끈을 풀어놓고 거나하게 취할것을 생각을 하니...

 

갓근을 풀어놓고- -

절영지연(絕纓之宴) 이란 말이있다.

중국 춘추 전국 시대의 춘추 요패 중 한 사람이었던 초나라 장왕이 있었는데,

어느날 장왕은 어떤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고 그 승전(勝戰)을 즐기기 위해

문무백관을 초대해 큰 잔치를 열었다.

 

연희가 한창 무르익을 즈음 갑자기 바람이 불어 등불이 모두 꺼져버렷다.

그 순간 어던 부하 장수가 어리고 예쁜 물 찬 제비 같은 왕의 애첩을 만지고

끌어 안았다. 요즈음 말로 성추행한 것이다.

 

애첩은 놀라 비명을 지르면서 사내의 갓끈을 잡아 뜯어 버렷고,

그리고는 왕에게 “페하, 등불을 켜게 하시고 갓끈이 없는 자를 잡아주세요”

불만 켜면 갓끈이 끊긴 자가 바로 범인으로 드러날 판이었다.

 

그르나 장왕은 불을 켜지 못하게 하고 큰 소리로 모두에게 갓끈을 떼어 버리도록

하였다. 따라서 다시 불을 켜도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장수가 갓끈을 땐 뒤라

누가 그런 무엄한 짓을 했는지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몇 년 후 진 나라와 전쟁이 벌어져 진나라에 패한 왕이 위급에 빠져 있자

목숨을 던져 분전하여 왕을 구하고 대승을 거둔자가 있었다.

 

장왕이 그를 불러 물었다.

나는 그대를 잘 모르고 특별히 우대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그토록 용감히 싸워서

나를 구해 주었는가?

장수는 엎드려 말 하기를 저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폐하의 애첩을 회롱하다 갓끈을 뜯겼던 이가 바로 이놈이였습니다.

그 때 페하의 온정으로 살아날 수 있었으니 그 뒤로 페하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 하였습니다.

 

이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고 초나라는 강대해져서 장왕은 급기야

춘추 오패의 한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이와 같이 갓끈을 떼어놓고 벌이는 잔치를 절영지연(絕纓之宴)이라 하여 남의

잘못을 관대하게 용서해주면 반드시 그 보답을 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또한, 갓끈에 관한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어지러운 현실에 적응하는 자세로서

 

창랑지수청 탁아영(滄浪之水淸 濯我纓)이라, 즉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지수탁 탁아족(滄浪之水濁 濯我足)이라,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어라.

 

하여 물의 청탁에 따라 갓끈을 씻을 수도 있고 발을 씻을 수도 있다 해서

사람은 그 마음 씀에 따라서 선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고 악한 결과를얻을 수도

있으니 현실적 조건에 따라 지혜롭게 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갓끈을 풀어놓고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귀신 이야기를 써 놓은

책이 있는데 이를 천예욕 이라 하여,

 

“옛날 옛날에 귀신이 살았는데” 로

시작하는 괴력 난신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벼슬아치들의 의관에서도 나타나는데

 

당 상관은 융복의 자립에 패영(조개구슬 끈)을 착용하고

당 하관은 융복의 흑립을 쓰고 정영(밝은 구슬 끈)을 매었으며,

검은 나무 갓끈은 (黑木纓) 은 부모상을 벗고 탈상에 이르지 않은 이가 착용

하였다고 한다.

 

또한 군자행(君子行)의 시를 보면

군자 방미연(君子 防未然) 군자는 재앙이 생기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불처 혐의문(不處 嫌疑問) 혐의를 받을반한 장소에 가지말며,

과전 불납리(瓜田 不納履) 오이 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이하 부정관(李下 不整冠) 오얏나무 밑에선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 하여

남에게 의심을 살만한 일을 아예 처음부터 하지 말라는 교훈이니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烏飛梨落)는경우에 얽히는 것을 조심해야 할 진져…

 

 자료 출처=晩休堂 조재수 님의 {행간(行間) 이야기} 출간을 축하합니다.  

     2013년 3월 17일 옮김=조헌섭

감영임= 회심곡

출처 : 조 헌 섭
글쓴이 : 조헌섭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