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편으로 구부러진 길,
그 막다른 벽에 긁힌 자국 여럿입니다
깊다 못해 수차례 스치고 부딪힌 한두 자리는 아예 음합니다
맥없이 부딪혔다 속상한 마음이나
챙겨 돌아가는 괜한 일들의 징표입니다
나는 그 벽 뒤에 살았습니다
잠시라 믿고도 살고 오래라 믿고도 살았습니다
굳을 만하면 받치고 굳을 만하면 받치는
등 뒤의 일이
내 소관이 아니란 걸 비로소 알게 됐을 때
마음의 뼈는 금이 가고 천장마저 헐었는데
문득 처음처럼 심장은 뛰고
내 목덜미에선 난데 없이 여름 냄새가 풍겼습니다
이병률님의 <사랑의 역사> -cbs제공-
출처 : 사랑그리고행복
글쓴이 : 하늘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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