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샘· 성초희 詩人님

[스크랩] 팽길엄니 자살하다

° 키키 ♤ 2012. 12. 30. 02:34
    팽길엄니 자살하다. ---한나 성초희--- 바람이 휘몰던 그 어느날, 어느날 밤에 뒹구는 낙엽처럼 이브의 고통속에 첫 울음을 터뜨리며 인생들은 태어난다. 아담과 이브로 10개월여 머물던 자궁을 떠나 산로를 따라 우리는 태어났고 이 후로도 생육하고 번성하라 하신 창조주의 뜻에 맞게 잉태와 출산은 이어지리라 그리고 누구라도, 한점 흠없는 아담으로 이브로 태어나 지구촌 무대에 배우로, 연출자 창조주께서 맡겨주신 배역에 맞게 뛰어난 연기자로 박수와 갈채를 받으며 나그네 옷을 벗을 때까지 살아가길 소망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 한 점 흠없는 모습으로 태어나지 못하고 등에 한 짐 보따리를 지고 태어난 이브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꼽추 팽길엄니다. 어인 연고로 고통의 짐을 스스로 안고 그는 이 땅에 오게 되었을까? 내가 그 여인을 할머니라 부르며 보게 된 것은 1960년대 중반쯤이다. 유독, 집안일은 산더미인데다 대 가족 구성으로 일손을 빌리지 않을 수 없으셨던 어머니께선 팽길 엄니의 도움을 자주 요청하신 것으로 기억된다. 꼽추 팽길 엄니, 그녀는 과부였고 슬하에 혈육은 외 아들 팽길이 하나 뿐이다. 장막은 기어 들어가고 기어 나오는 오두막집 재래식 화장실은 바로 코 앞이고 가난한 자의 삶의 모델 이었다. 두루 기구한 여인이라 남의 집 일을 거들어 주며 끼니를 연명하는 처지이니 팽길이가 노총각 이지만 장가를 들 수 없었다 .
      출처 : 하나님의 예쁜 딸
      글쓴이 : 하나님의예쁜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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