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시골 버스를 탄다
시골 버스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황토흙 얼굴의 농부들이
아픈 소는 다 나았느냐고
소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낯모르는 내 손에
고향 불빛 같은 감을 쥐어주기도 한다
콩과 팥과 고구마를 담은 보따리를
제 자식처럼 품에 꼭 껴안고 가는
아주머니의 사투리가 정겹다
창문 밖에는
꿈 많은 소년처럼 물구나무 선
은행나무가 보이고
지붕 위 호박덩이 같은 가을 해가 보인다
어머니가 싸주는
따스한 도시락 같은 시골 버스
사람이 못내 그리울 때면
문득 낯선 길가에 서서 버스를 탄다
하늘과 바람과 낮달을 머리에 이고
이준관 시인의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cbs제공-
출처 : 사랑그리고행복
글쓴이 : 하늘이 원글보기
메모 :
'예쁜시 * 글 · 예쁜 편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우리 함께 가는 길에 (0) | 2013.01.17 |
---|---|
[스크랩] 추억이란 말에는 (0) | 2012.10.10 |
[스크랩] 행복을 무통장으로 입금 시켜 습니다 (0) | 2012.10.06 |
[스크랩] 사랑한다는 것 (0) | 2012.09.24 |
[스크랩] 이런 내가 되어야 한다 (0) | 2012.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