圭哲님 · 어우동님 작품

[스크랩] 그리울 때 비

° 키키 ♤ 2012. 4. 10. 23:07
 

 

    그리울 때 비/예닮김정숙 버려진 비닐우산 활은 휜 채로 나뒹굴고 마천루같이 높은 빌딩 숲 사이로 햇살은 숨어버렸다 빗물에 섞인 사람들 눈빛이 추억을 찾아 길을 꽉 막은 인파들 그리움이 부른다 추억이 부른다 동동주에 파전이 부르는 구수한 아주머니의 고향 내음 말 못하는 벙어리 사랑인가 푸르디푸른 초목도 빗소리와 같이 운다 그리울 때 보고 싶을 때 비가 오도다 싱그러운 여름 소리 풀 내음과 소낙비 소리 그림자처럼 떠돌던 골목길 젊은이들 사랑 볶는 소리 하나 둘 간판의 춤사위 현란한 사람 사는 사랑 이야기 노도의 질풍이 되어 달려온 삶의 뒤안길 조그만 주막집에 사랑하는 두 연인과 연인들 뜨거운 전율이 목을 타고 서서히 타들어가는 그대 입술은 한잔 술을 부르고 쏟아져 내리는 저 소낙비는 비릿한 살 내음에 사랑을 뿌린다.

 
출처 : 푸른 초장으로
글쓴이 : 코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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