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당뇨병은 합병증이 더 무섭다”고 얘기한다. 당뇨 합병증은 특히 신장, 신경, 뇌혈관, 심혈관 등 전신에 걸쳐 다양한 합병증을 초래하는데, 그 중에서도 눈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눈 망막에는 가느다란 혈관이 많이 분포돼 있는데, 당뇨병으로 인해 혈당이 높아지면 망막의 가느다란 혈관 벽이 손상되면서 영양공급과 노폐물 제거가 불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백내장 등과 같은 다양한 눈 질환들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당뇨로 인해 생기는 눈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대한안과학회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당뇨병과 당뇨망막병증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한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당뇨병 환자의 약 3분의 1가량에서 나타난다.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되는 망막은 안구 벽의 가장 안쪽에 있는 얇고 투명한 막으로 빛에 의한 자극을 받아들이는 시세포가 분포돼 있다. 카메라 필름이 손상되면 좋은 사진이 찍히지 않듯이 망막이 손상되면 물체의 정확한 상을 얻지 못해 시야가 흐려지고 왜곡되어 뇌에 전달된다.
당뇨망막병증은 특히 당뇨병을 앓은 기간과 관련이 있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역학연구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투병 기간이 10년일 경우 당뇨망막병증 발생률은 60%, 15년이면 78%까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단, 혈당 조절이 잘 되면 당뇨망막병증 발생 속도가 늦춰지질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발생됐다면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안과 전문의에게 망막 진단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 당뇨병과 녹내장
전세계적으로 실명원인의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녹내장은 각막과 공막으로 쌓여있는 안구의 내부가 일정한 압력으로 인해 높아지는 등 여러가지 위험 요인에 의해 시신경에 이상이 생기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이다.
여러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전신질환은 고혈압이 70%로 가장 많고, 다음이 고지혈증(46%), 당뇨병이 31%로 세번째로 많았다. 녹내장은 당뇨가 있는 환자에서 정상인보다 3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자각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진단이 늦는 경우가 많다. 또 한쪽 눈이 건강할 경우는 보상작용으로 인해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범위(10~21mmHg)임에도 불구하고 시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정상안압녹내장’도 있으므로 안압이 정상이라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된다.
♦ 당뇨병과 백내장
당뇨병이 있는 경우 정상인에 비해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5배 정도 높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전체 환자 중 약 13%가 백내장 소견을 보인다는 통계도 있다.
백내장은 말 그대로 수정체(눈의 홍채 뒤에 있는 투명한 안구 조직으로 굴절기능 담당)가 혼탁해져서 투명성을 잃는 병을 말한다. 주요 증상은 시력 감소이나 때때로 일시적으로 시력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수정체가 딱딱해지면서 굴절률이 증가하면 근거리가 이전보다 잘 보이게 되는 것. 즉, 나이가 들면서 노안이 와서 잘 안보이던 신문이 갑자기 잘 보이게 됐다면 눈이 좋아졌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백내장으로 인한 증상으로 해석해야 한다. 수정체가 부분적으로 혼탁해졌을 때는 단안복시(한쪽 눈으로 봐도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증상)가 나타날 수도 있다.
약물치료만으로는 혼탁해진 수정체가 다시 맑아지지 않는다. 백내장은 수술로 치료할 때가 많은데, 초음파로 혼탁이 생긴 수정체의 내용물을 제거한 뒤 개개인의 시력 도수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hido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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