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호님의 아름다운 글

[스크랩] 사랑은 나무와 같다

° 키키 ♤ 2011. 8. 3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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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나무와 같다


- 이해인 -

끊임없이 물을 주어야
살아갈 수 있는게 나무이며
그것은 사랑이기도 하다.

척박한 사막의 땅에서도
나무는 물이 있어야 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한 그루의 나무는 오랜 고통과
질식을 견디어 내며 물을 기다린다

자신의 내면에 자신이
포용할 수 있는 한계에까지
물을 담아 조금씩 조금씩 아끼고 아끼며
하늘이 가져다 줄 물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사랑은
기다림이기도 하다
묵묵히 한줄기 비를 기다리는
사막의 나무처럼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사랑이다

늦은 저녁 쓰러져 가는 초가집이지만
작은 소반에 한두가지 반찬을 준비하고
행여나 밥이 식을까 보아 아래목 이불속에
밥주발을 덮어 놓은 아낙의
촛불넘어 흔들거림에서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가

한마디의 말도 필요없는
다소곳한 기다림에서
진하고 격렬한 사랑은 아니지만
잔잔하게 흐르며
조금씩 스며드는
나무의 사랑을 읽을 수 있다



출처 : 희망의 속삭임
글쓴이 : 숙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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