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하늘님의 아름다운 공간

[스크랩] 가을 소묘[素描]

° 키키 ♤ 2013. 11. 9. 02:13
 
가을 소묘[素描] 
 하얗게 흔들리던 억새 
그 길에 두고 온 바람
거기 수줍은 들꽃도 스쳤고
평화롭게 숲을 오가는
이름 모를 새의 날갯짓
고요하고 아늑한 풍경속에서도
팔랑팔랑 나뭇잎 떨어질 적에
우리 서 있던 거기께 가을이었고
우리 돌아선 길도 가을이었다
물길 따라간 바람의 흔적 적어놓고
환생을 꿈꾸며 까맣게 여문 
기다림을 일깨워준 들녘
계절의 윤회를 기다리며 
남으로 날아가는 저 새의 작별인사
모두가 우리에게 잠시 잊힌 계절
돌아서면 보이는 그 길에 어제가 있고
바라보는 그 방향에 내일이 있음을
우리는 지난 가을을 이야기한다
            -詩 김설하-

 













 


출처 : 파란하늘
글쓴이 : 파란하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