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 박현희 詩人님

[스크랩] 그대도 나처럼 외로운가요

° 키키 ♤ 2011. 2. 27. 23:51

 

  그대도 나처럼 외로운가요 
  雪花 박현희
 


노랗게 물든 가로수 은행잎 
어느새 모두 떨어뜨린 채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앙상한 가지만이 쓸쓸히 남았습니다.
알록달록 곱게 물든 단풍으로 
한껏 무르익은 아름다운 이 계절을 
마냥 호흡할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허무만 남긴 채 가을은 또 이렇게 
내 곁을 떠나가네요.
흐르는 세월처럼 
공허한 것도 없나 봅니다.
늘 푸를 것만 같은 신록도 
영원한 것처럼 여겨지던 청춘도 
한잎 두잎 힘없이 떨구고 떠나는 가을처럼 
서서히 기울어만 가네요.
허공을 가르며 흩어지는 낙엽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주체 못할 서러움이 밀려드는군요.
아쉬움만 남긴 채 
쓸쓸히 저무는 이 가을이 
못 견디게 외로운 나처럼 
그대도 지금 무척이나 외로운가요
=깔끔한미소로=

 

출처 : 추억의 책장을 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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