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편지.../ 이정하
그대를 처음 보던 날
하늘에는 꽃구름이 두둥실 떠올랐고
내 마음속에는 투명한 물보라같은 예감 하나가
안개꽃처럼 하얗게 피어났습니다.
그대를 바라보는 일은
맑은 하늘 아래 무리지어 피어나있던
노란 들꽃을 발견했을 때처럼
한없는 기쁨과 즐거움이었지만
그대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나의 마음은
안타까움이 되어 꽃눈으로 분분히 흩날렸습니다.
그대로 인하여
내 그리움은 은빛 날개를 달고
한없이 하늘을 비상합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무더위에 지친 여름의 한가운데 서서
연초록 잎새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는 나무들처럼
내 삶의 여백을 푸른 물감으로 채색하여
한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완성하는 일입니다.
그대와 내가
시간과 공간의 벽을 훌쩍 뛰어넘어
기도속에서 만날 때
우리의 영혼은 하나가 되고
이별도 더이상 우리를 갈라놓지 못할 것입니다.
여름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