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의 표어는 시대에 따라 변해 왔다. 1960년대는 영양섭취를 골고루 많이 하는 것이 주요 테마였고 1990년대 이후는 저지방 저칼로리 음식의 섭취와 운동으로 비만을 줄여 건강해지자는 구호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과 현대의학의 발달에도 만성질환의 대표격인 고혈압, 심혈관질환, 암의 유병률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서울백병원 신장내과 구호석 교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짠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은 WHO(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의 3배 이상의 소금을 섭취하고 있다”며 “소금 섭취를 줄이면 여러 가지 질환이 예방된다”고 말했다,
◆ 소금의 역사
다른 포유류 동물들처럼, 인간의 조상은 하루 0.25g 이하의 소금을 섭취했다. 약 5000년 전 중국인은 소금이 음식을 보존하는데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소금의 중요성이 증가되었으며 문명의 발달과 이동에 소금의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무역이 확대되면서 소금의 사용량은 1870년까지 최고로 증가하게 되었다. 이후 냉장고의 발달로 인해서 소금은 더 이상 보존제로의 가치를 가지지 못하게 되어 소금 섭취는 점차 감소되어 왔는데, 최근 소금이 많이 들어간 가공 식품의 양이 증가됨에 따라 소금 섭취는 다시 증가되어 현재 전세계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하루 9~12g의 소금을 섭취하고 있다.
◆ 소금 섭취와 질병의 관계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이 생긴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 다른 나쁜 생활습관 요소(과체중, 과일과 야채섭취 부족, 운동부족)에 비해서 소금이 혈압을 올린다는 증거는 더 강력하다. 본태성 고혈압은 주로 소금 섭취를 하루 5g 이상 하는 사람에서 많으며, 하루 3g 이하로 섭취하는 사람에서는 드물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소금 섭취를 줄이게 되면 수축기 혈압을 5mmHg 정도 낮출 수 있다.
하루 6g의 소금을 감량하는 것은 뇌경색을 24% 감소시키고 관상동맥질환을 18% 낮춘다. 이는 이미 영국에서 실천하고 있으며 최근 그 효과로 1년에 약 1만명의 뇌경색과 관상동맥질환 이환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의 영향 외에 뇌경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소금을 많이 섭취할수록 뇌경색 사망률이 높아진 결과가 보고된 경우도 있다. 소금을 적게 섭취하면 대부분의 항고혈압 약제의 효과를 증가시키게 되는데 소금 섭취가 줄면 호르몬 관계에 영향을 주어 혈압약제에 대한 반응을 증가시켜 혈압약의 효과가 더 높아지게 된다.
많은 연구에서 위, 십이지장 궤양, 위암에 중요한 헬리코박터 균과 소금의 관련성을 보여주었고 소금 섭취와 위암으로 인한 사망과의 관계를 발표한 한 연구결과를 보면 소금 섭취가 많을수록 위암 발생에 대한 사망률이 높았다.
단백뇨가 많으면 신장기능이 나빠진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단백뇨를 증가시키고, 신장기능을 악화시킨다는 증거가 있고, 소금 섭취를 줄이자 단백뇨가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소변에서 칼슘분비를 증가시키는데, 모자란 칼슘은 뼈에서 나오게 되고 그로 인해서 뼈가 약해지며 소변으로 증가된 칼슘분비는 요로 결석을 만들기 쉽게 된다.
소금의 과도한 섭취를 천식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소금 섭취를 제한하자 천식의 급성 증상이 감소했고 약물사용, 기류저항 정도도 호전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천식을 악화시킨다는 보고도 있었다.
◆ 싱겁게 먹기 실천 방법
- 외식을 줄이고 가능한 집에서 조리한 음식을 먹는다.
- 국물에 소금이 많으므로 가능한 건더기만 먹는다.
- 패스트 푸드는 소금이 많으므로 많이 먹지 않는다.
- 생선은 자반보다는 날 생선을 먹는다.
- 라면의 스프는 반으로 줄인다.
-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인다.
- 음식을 만들 때 소금보다는 간장, 간장보다는 고추장을 사용한다.
- 외식을 할 때에는 ‘짜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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