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박원철
저에게
너무 많은 땅을
허락하지 마소서
바람에흔들려 옆가지 기댔다가
다시 일어설 만큼
아주 작은 공간만 허락하소서
너무 큰 꽃을 피우지 않도록
나눠야만 살 수 있는
가난을 주시고
끝내는 열매를 맺어
훨훨~~
이 공간 딛고 날아가
넓은 세상
한으로 쌓인 만큼 날개짓하여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아니더라도
다시 세상 한 켠
소박함으로도 부끄럽지 않은
작은 이름으로 숨거둘 수 있도록 해 주소서
아주 조금만 손잡아
어루만져 주시고
쓰다듬어
이쁘다 말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