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은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아버지의 보호는 더 이상 그에게 미칠 수 없게 됐고, 형제들의 우애는 증오로 뒤바뀌었습니다. 아버지의 절대적 사랑의 상징인 채색옷은 형제들에게 짓밟혔고, 형들에 의해 버려진 구덩이에서 암흑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를 둘러싼 현실은 암흑이요, 막막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요셉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보호막이 벗겨지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님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이 그토록 믿고 의지했던 형제들에게 배신당하고 나서야 하나님을 그의 편으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인생의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님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일관된 법칙입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그의 나이 75세에 안정된 고향 땅을 버리고 하나님이 지시하는 곳으로 옮겨갔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모험을 선택한 그에게 주어진 것은 믿음의 조상이라는 놀라운 영광의 자리였습니다. 요셉의 아버지 야곱도 그랬습니다. 얕은 꾀로, 갖은 술수로 얻었던 모든 것을 자신의 환도뼈까지 부러져서야 다 내려놓고 형 에서와 화해하고 하나님께 축복받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하나, 소중한 생명을 내어놓으시고 부활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 가장 중요한 것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참된 하나님과의 만남을, 참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성서는 일관되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요셉도 바로 그런 체험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것들을 상실한 지금이 바로 하나님의 역사에 참여하게 되는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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