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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동지 섣달 어머니

° 키키 ♤ 2012. 1. 6. 01:38

동지섣달 어머니 / 최명운
동지섣달 
문풍지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에 
호롱불은 꺼질 듯 기울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어머니 심지 같았습니다
눈이 하얗게 쌓인 겨울밤
어머니는
다듬이 방망이로 心身을 다스렸습니다
정겹게 들리다가 
갑자기 빨라지며
리듬과 박자를 맞추며 한을 달랬습니다
살림이 넉넉하지 못한 
쪼들림 때문에
부잣집 옷을 풀칠 다듬이질 해야
그 옛날엔 한 푼을 벌었으며
고구마나 감자가 주식이었으니
콩나물밥이나 무채 밥을 
그것도 어쩌다 
한 번 해줄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 옛날 동지섣달 그때는 
정말 눈이 많이 내린듯하고 
계곡에서 부는 삭풍도 
더 차갑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새벽녘 산골짜기 덫에서
산토끼 한 마리 잡아올 때는 
자식에게 떳떳하지 못한 어머니 심기도
활짝 갠 봄날이었습니다
을씨년스러운 겨울밤  
어느 곳 어디 추운 곳에서
                          또 다른 친구가 달을 보고나 있지 않을까요.                                
출처 : 파란하늘
글쓴이 : 파란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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