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환님이 올리신글
11월이면
임영준
이쯤 되면 누구나 조금은
신실해지고 싶겠지요
아마 경건한 속죄의 탑을
어딘가에 잔뜩
쌓아 놓았을 겁니다
시린 바람을 마시고
살얼음을 부비고
다시 악물고도 싶을 겁니다
혹시나 허물이 넘쳐
부끄럽기만 한 지난날들이
뜻밖에 지순한 불씨가 되어
외진 곳에 모닥불을
지피고 있을 수도 있으니
눈 크게 뜨고
잘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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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이동식
친구야 길을 가다 지치면 하늘을 봐
하늘은 바라보라고 있는 거야
사는 일은 무엇보다도 힘든 일이니까
살다보면 지치기도 하겠지만
그러더라도 그러더라도 체념의
고개를 떨구지 말라고
희망마저 포기해 웃음마저
잃지 말라고
하늘은 저리 높은 곳에 있는 거야.
정녕 주저앉고 싶을 정도의 절망의
무게가 몸과 마음을
짓눌러 와도
용기를 잃지 말라고 살라고
신념을 잃지 말라고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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