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붙들고 사는 이유 / 옮김
그리움을 붙들고 사는 것은 꼭 사랑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리움을 놓치고 살면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은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리움에 매달려 사는 것은 꼭 그대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리움을 놓아버리면 당신 만나 비로소 알게 된 큰 세상 등지고 그대 만나기 이전의 그 밋밋함으로 돌아갈 것 같은 불안함 때문입니다.
그리움에 사무쳐 사는 것은 꼭 미련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리움을 떨쳐버리면 텅 빈 가슴 채울 길 없는 허망함 때문입니다.
그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기 전에는 사랑했던 이를 잊지 못한다 하는데 마지막 사랑이라 믿으며 당신께 모든 정열을 쏟았기에 다시는 그 누구를 사랑할 수가 없답니다.
중년의 사랑이 두려운 것도 중년의 이별이 두려운 것도 다시는 똑같은 사람 만나 사랑할 수 있는 시간과 열정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제가 그리움을 붙들고 사는 이유입니다. 이것이 제가 당신을 붙들고 사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그리움이 드러날까 숨죽이면서까지.
가을 속삭임 / 옮김
갈바람 스쳐오는 스산한 날 푸른 물결 살랑 살랑 피는 들꽃 가을은 곱고 아름답게 속삭임으로 들린다.
고요히 흐르는 호수 마저 쓸쓸한 연가를 부르고 한잔의 커피 향기는 이 멋진 계절 추억하나 만들어 간다.
코발트빛 맑은 날 하늘 밑을 나뒹구는 한잎 낙엽의 추억은 채색옷처럼 언제나 곱기만 하다
[차 한잔의 風景]
세월의 책장이 하나, 둘 넘어갈수록
낯선 두근거림이 편안함으로 바뀌고
속삭이던 미소가 때때로
잔투정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처음 느낌 그대로인 내 사랑은
날마다 태양을 맞이하듯이
잔정이 배인 그의 기억을 하나, 둘 엮어간다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도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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